2024~2025년 100% ‘출석회의’ → 2026년 14회 중 5회 서면 대체
위원회 회의규정 ‘출석회의’ 원칙에도…툭하면 서면회의로 대체, 왜?
이의신청 건 74% ‘기각’…J마트 이행강제금 ‘비공개’, 부실심의 논란

법원으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고도 장기간 무단 증축과 무단 용도 변경 등을 이어가며 이른바 ‘배짱 영업’을 벌이고 있는 J마트와 관련해, 정보공개청구 이의신청에 대한 부실 심사 논란을 빚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정보공개심의회가 올해 들어 회의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 과반수의 출석을 전제로 한 대면 회의가 원칙이지만, 올해 전체 회의의 3분의 1가량을 서면 심사로 대체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 설치되는 정보공개심의회는 정보공개 청구인이 제기한 이의신청 등의 사항을 심의한다. 제주도 정보공개심의회는 현재 위촉직 5명과 당연직 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위촉직은 외부 전문가로, 당연직은 제주도청 도시계획과장과 법무 관련 부서장이 각각 맡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취재를 종합하면, 2024년 1월부터 올해 7월 말까지 제주특별자치도 정보공개심의회 회의는 총 46차례 열렸다. 2024년 14회, 2025년 18회, 그리고 올 들어 14회 개최됐다. 연도별로는 2024년 14회, 2025년 18회,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14회 개최됐다.
특이한 점은 회의 운영 방식이다. 2024년과 2025년에는 모든 회의가 출석 위원의 대면 심의로 진행됐다. 그러나 올해는 총 14차례 열린 회의 중 9차례만 대면 심의로 진행됐고, 나머지 5차례는 서면 심사로 대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회의의 약 36%가 서면 심사로 진행된 셈이다.
여기에 정보공개심의회에서 처리한 이의신청 건에서 '기각' 비율이 7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구인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인 '인용' 비율은 20%대에 머물고 있다.
2024년 1월부터 올해 7월까지 제주도(행정시 포함)에 접수된 정보공개청구 중 ‘비공개’ 결정이 내려진 건은 431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청구인이 비공개 결정 통지를 받은 후 이의신청을 제기한 사례는 141건이었다. 그러나 정보공개심의회의 이의신청 심의 결과, 73.7%에 해당하는 104건이 ‘기각’(98건) 또는 ‘각하’(6건)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용된 사례는 37건(부분인용 22건 포함)에 불과하다.
이 과정에서 서면 심사 사유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과 함께, 심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부실 심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서면심사'로 대체 사유, 타당했나
올 들어 빈번하게 이뤄지는 서면심사가 '제주특별자치도 각종 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에서 정한 규정에 맞는지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조례 제9조 제4항에서는 "위원회 회의는 '위원이 출석하는 회의'를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감염병이나 재난, 천재지변 등으로 출석회의를 개최하기 어려운 경우 △그 밖에 회의를 소집할 수 없는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회의를 서면 또는 화상 등의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다.
2024~2025년 2년간 '출석회의'로 진행하던 심의회가 올 들어 서면심사로 대체되는 일이 잦아졌는데, 제주도는 제9조 제4항의 예외 규정인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들었다.
심의위원 7명 가운데 당연직 위원 1명이 휴직하면서 사실상 6명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다, 위촉직 위원 중 2명이 출석이 어려운 상황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은 서면심사를 할 수 있는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해당 조례의 '특별한 사유'라는 예외 규정은 첫 번째로 명시하고 있는 '감염병이나 천재지변'과 같은 중대하고도 특별한 사안에 준하는 상황으로 봐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일부 위원의 출석 어려움과 같은 상황은 '특별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다.
위촉직 위원의 경우 사임이나 해촉에 따른 재위촉이 가능하고, 설령 1~2명이 출석하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재적위원 과반인 4명 이상이 출석하면 회의 개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주도 정보공개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 제6조 제4항에서는 "심의회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다.
이러한 점을 놓고 볼 때, 제주도 관계 부서에서 출석회의를 적극적으로 독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서면회의, 부실심의 논란 제기되는 이유는?
문제는 서면 심의로 대체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심의가 부실하게 이뤄졌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출석 회의에서는 위원들 간 찬반 논쟁을 거치며 의견을 조율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 이뤄진다. 반면 서면 심의는 이런 과정이 생략된 채 위원들이 기각·각하·인용 여부를 개별적으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는 "위원회 회의는 위원들이 출석하는 대면 회의를 원칙으로 하는데 정보공개심의회처럼 서면 회의 빈도가 잦은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서면 회의는 회의 안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들을 수 없어 면밀한 검토가 부족할 수 있고, 쟁점 사항에 대한 위원들 간 상호 토론과 논의도 없이 단순히 서면 의견을 취합해 다수 의견으로 결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부실 심의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 J마트에 행정처분 내역, 왜 숨기기 급급해 할까
이런 가운데 최근 특정 업체에 대한 행정당국의 불법 묵인 의혹이 커지고 있는 J마트 관련 정보공개심의회의 ‘기각’ 결정을 두고 부실 심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에서 여러 매장을 운영하는 J마트는 2019년 2월 무단 증축과 무단 용도변경 등 건축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단 증축과 용도변경 등 위법 행위를 지속하며 ‘배짱 영업’을 이어온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본점인 제주시 연북로 마트의 3개 건축물은 12년간 무단 증축과 무단 용도변경을 통해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마트는 최초 제1종 근린생활시설(소매점)로 허가받은 면적이 약 970㎡에 불과했으나, 이후 무단 증축한 가설물과 무단 용도변경 등을 통해 영업 공간을 크게 확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제주시는 해당 위반 사항과 관련해 2017년과 2022년 두 차례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이 전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명백한 건축법 위반으로 형사 고발 대상에 해당하는 사안임에도 강제 철거 등 행정대집행은커녕, 이후 추가적인 이행강제금 부과 등 적극적인 행정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위법 행위를 사실상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봐주기’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다.
연동 소재 J마트 신제주점에서도 무단 증축 등의 위반 행위가 버젓이 행해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건축물은 건축물대장에 ‘위반건축물’로 표시돼 있으며, 무단 증축 시점은 2000년과 2004년, 2005년, 2006년 등으로 기재돼 있다. 무려 20년 넘게 매장을 위법하게 확장하는 방법으로 영업해 왔다는 것이다.
서귀포점에서도 법원 판결 후에도 비슷한 수법의 위법 행위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문제는 행정당국의 대응이 극도로 소극적인데다, 행정처분 내역마저 절대적 기밀사항인 것처럼 숨기기에 급급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 이행강제금 부과액, 정당한 이익 현저히 해칠 우려 있는 '영업상 비밀'?
제주시는 연북로 마트에 두 차례 부과했던 이행강제금 금액을 공개해달라는 한 시민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사유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에서 규정한 ‘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는 것이었다.
이 법은 헌법상 권리인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제9조에서는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정보와 같이, 예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을 수 있는 ‘비공개 대상 정보’를 규정하고 있다.

제주시가 근거로 제시한 ‘영업상 비밀’ 역시 무조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조항은 아니다. 법률은 이를 ‘경영상·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로 규정하고 있다. 즉 단순히 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비공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정보의 공개가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이 전제돼야 한다.
따라서 제주시가 이행강제금 부과 금액을 비공개하면서 정보 공개로 인해 해당 마트의 정당한 이익이 어떻게, 어느 정도로 침해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이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면, 그 처분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하다. 특히 법률이 요구하는 ‘현저한 이익 침해 우려’에 대한 판단 없이 단순히 ‘영업상 비밀’이라는 사유만을 들어 공개를 거부했다면, 국민의 알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 처분이라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현저성'에 대한 판단도 없이 정보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헌법에서 정한 알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것으로, 위헌적 처분이라는 반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법률적 해석을 차치하더라도, J마트의 위법 건축물에 대한 행정처분이 시민들에게 또 다른 행정의 기준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형평성과 공정성 차원에서도 이행강제금 부과 내역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논란을 지켜봐왔다는 한 자영업자는 "일반 시민들에게는 컨테이너 하나를 설치한 것만으로도 즉각 철거를 요구하는 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서, 특정 대형마트에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고작 두 차례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며 "이행강제금의 산출 근거가 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부과금 총액까지 영업상 비밀로 판단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제 얼마의 이행강제금이 부과됐는지를 시민들이 알아야 행정처분이 적정하게 이뤄졌는지 판단할 기준이 생기는 것 아니냐"며 "이런 내용까지 모두 공개하지 않으니 행정기관과 해당 업체 사이에 뭔가 유착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정보공개심의회 '기각'...묻지도 따지지도 말라?
제주시의 비공개 결정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정보공개심의회도 해당 사안의 이의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려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청구인 A씨가 정보공개심의회의 해당 안건 심의 결과에 대한 회의록 공개를 요청해 확인한 결과, 회의록 어디에도 ‘법인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는 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구체적인 근거에 대한 설명이 없다.
회의록을 보면, 6명의 위원 중 4명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7호’를 근거로 ‘기각’ 의견을 제시했고, 나머지 2명은 산출 근거는 비공개하되 이행강제금 부과액은 공개하도록 하는 ‘부분 공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공개 또는 부분 공개를 결정한 구체적인 이유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사실상 제주시의 비공개 결정을 그대로 추인하면서 시민들에게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라는 식의 ‘묻지마 결정’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 이의신청 기각 통지서도 '급조'?
제주시의 회신 과정에서도 행정처리의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하는 정황이 확인된다.
정보공개심의회의 결정 이후 청구인에게 처음 발송된 기각결정 통지서에는 결정 내용으로 “제14차(2026. 7. 21. ~ 7. 23.) 심의회 개최 : 이의신청 기각”이라고 기재돼 있었다. 그러나 통지서 하단의 제주시장 직인은 정상적인 직인 형태가 아니라 빨간 선으로만 표시돼 있었다.
더욱이 해당 통지서가 청구인에게 접수된 뒤 청구인과 언론이 제주시 해당 부서에 회의 개최 기간이 왜 사흘간으로 기재됐는지, 이의신청을 기각한 구체적인 사유가 왜 통지서에 기재되지 않았는지 등을 잇따라 질의하자, 제주시는 이날 정정 통지서를 다시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정 통지서에서는 당초 누락됐던 기각 사유에 정보공개법 관련 조항의 내용을 새롭게 기재하고, 심의회 개최일도 당초 “2026. 7. 21. ~ 7. 23.”에서 “2026. 7. 23.” 하루로 변경했다. 제주시장 직인도 찍혀있다.
결국 동일한 이의신청에 대한 통지서가 최초 발송 이후 제기된 문제에 따라 주요 내용이 잇따라 수정된 셈이다.


◇ 제주도 "정족수 확보 어려움.처리기간 촉박함"
제주도는 정보공개심의회는 적정하게 이뤄졌고, 서면 심의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서면심의로 대체된 이유에 대해 "위촉직 위원 중 두 분이 건강상의 이유로 참석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 정족수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는 각종 위원회 조례에서 정한 제9조 4항의 특별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이의신청의 경우 법정 기한 내에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사안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정보공개법에서는 이의신청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심의회를 열어 결정하도록 하고 있고, 연장하더라도 7일 범위 내에서 가능하도록 돼 있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 스스로 무너뜨린 '영업상 비밀' 비공개 사유의 명분과 논리
그럼에도 J마트에 대한 정보공개심의회의 결정은 ‘부실’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보인다. 제주시 당국이 정보공개심의회의 기각 결정 통지서를 보낸 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최근 J마트에 부과한 3차 이행강제금 액수를 언론을 통해 전격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는 제주시와 정보공개심의회가 내세웠던 ‘비공개 사유’의 명분과 논리를 스스로 무너뜨린 격이다.
그럼에도 심의회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회의 개최 요건인 출석위원 4명 확보가 실제로 어려웠던 것인지, 부실 논란을 낳은 기각 결정의 핵심 쟁점인 이행강제금 부과액이 왜 ‘영업상 비밀’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뚜렷한 설명이 없는 상황이다. <헤드라인제주>

혼자 처리는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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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정보공개 관련 공무원 일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