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청 3월 제외한 '공항 가는길'...제주도청 재포함 추진
시민 혼란만 부추긴 제주도정...지역상권 영업여건 돕는다?

제주특별자치도가 27일 발표한 ‘점심시간 주차단속 유예구간 확대’ 개선안은 현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은 물론, 행정시가 제시한 입장과도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는 ‘지역상권 활성화’를 명분으로 개선안을 내놨지만, 정작 정책 시행에 앞서 최소한의 현장 확인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도는 ‘점심시간 주차단속 유예 구간 넓어진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상권과 서민경제를 돕기 위해 점심시간 주차단속 유예구간을 편도 3차로 혼재 구간까지 확대하는 것으로 운영기준을 개선한다고 발표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이번 개선은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건의한 내용을 검토해 마련했다”고 전제하고, “행정시장의 권한을 넓혀 지역별 도로 여건과 교통 수요, 상권 특성에 맞게 단속을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그동안 편도 2차로 이하 도로를 중심으로 운영해 온 단속 유예구간은 앞으로 편도 3차로가 포함된 구간까지 넓어진다는 것이 핵심이다.
편도 3차로가 포함된 구간으로 임항로, 용문로, 일주서로(하귀~외도) 등을 제시했다.

제주도는 행정시장이 교통 흐름과 보행 안전, 상권 여건을 살펴 직접 지정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기준 개선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지역상권의 영업 여건을 돕는 한편, 교통안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주정차 질서를 바로잡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제주도가 제시한 기준안에 대해 현장을 제대로 들여다본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2차로와 3차로가 혼재된 도로 구간으로 용문로 등을 들었지만, 이 구간은 올해 3월 1일자로 제주시 공고를 통해 단속 유예구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곳이다.
제주시는 상권 활성화 효과보다는 교통 흐름을 악화시키며 불편과 혼잡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은 용문로를 비롯해 △광양사거리에서 탑동광장 앞에 이르는 중앙로 전 구간 △동문로터리에서 중앙로사거리까지의 동문로 △관덕로 △서문로 등 5개 구간을 제외시켰다.
이로부터 불과 5개월 만에 제주도정은 ‘상권 활성화’를 이유로 들며 단속 유예구간으로 다시 설정할 수 있도록 기준안을 제시한 것이다. 제주시의 방침과도 완전히 대치된다.

문제는 용문로 등에서 2차로와 3차로가 혼재된 구간이 교통혼잡 구역인 ‘공항 가는 길’이라는 점이다. 용문사거리에서 서문파출소, 공항 화물청사로 이어지는 구간이 유일한 편도 3차로다. 이 구간은 음식점 등이 많지 않고, 낮 시간대에도 차량 통행량이 많아 정체가 심한 구간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제주도정이 이곳을 단속 유예구간의 대표적 예시로 제시한 것은 현장 상황을 전혀 몰랐거나, 충분한 검토 없이 ‘선심성 발표’에 급급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온다.
행정시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제주도 관계자의 설명도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 측에 확인한 결과, 제주도 관계 부서에서 2차로와 3차로가 혼재된 구간에 대해 설명한 것일 뿐, 단속 유예 확대 구간으로 제시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제주도 주차행정의 ‘이랬다 저랬다’ 식 정책 발표로 시민 혼란만 가중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제주시는 점심시간 불법 주·정차 단속 유예 지침의 시행 기간이 오는 12월 31일로 종료됨에 따라, 지역상권 활성화 효과와 교통 흐름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점심시간 단속 유예 시간은 3시간(오전 11시~오후 2시)이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