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근 제주도의원 "전국체전 등 혼잡 예상됐으나...대책 소홀한 것"
지연사태 원인 놓고 논란 여전...정부 "전용기 영향 제한적"

‘대통령 전용기’ 논란을 초래한 제주국제공항 항공편 무더기 지연 사태와 관련해, 혼잡이 예고됐음에도 이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제주특별자치도의회에서 터져나왔다.
제107회 전국체육대회 개막일인 지난 16일 밤 특별기까지 투입되는 등 평소보다 많은 항공기가 운항해 혼잡이 예상됐지만, 이를 해소하거나 항공기 운항 지연에 대비한 별도의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21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양홍식) 제455회 임시회 회의에서 국민의힘 이남근 의원(한림읍)은 전국체전 개막일 제주공항 대규모 지연 사태와 관련해 "전국체전이 국민들에게 제주를 알릴 기회였는데,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항공사는 책임이 없다고 한다"라며 "제주도의 이미지가 손상된 것은 누가 책임을 지느냐"라고 질타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운항이 예정됐던 항공편은 총 512편이다. 이 중 237편이 지연 운항했고 11편은 결항, 10편은 회항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이 날이 전국체전 개막식이었고, 이런 큰 행사에는 사전 메뉴얼이 있다"라며 "(항공수송 대책에 대해)관계기관과 협의를 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답변에 나선 강민철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제주도와 공항공사 등)협의체는 가동이 됐다"며 "선수들이 기간 내에 차질없이 도착할 수 있도록 논의했고, 항공편이 부족하다면 특별기를 띄우는 것으로 이야기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이날은 특별한 이벤트가 있던 날로, 공역 통제는 예상이 가능했던 부분"이라며 "제주공항에는 평소 490편 정도 항공기가 뜨는데, 공역통제까지 감안해서 운항편수를 정리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날 무더기 지연사태로 부산이나 김포공항에 내려야 할 승객들이 인천공항으로 갔다. 제주도가 발빠르게 대응했어야 했다"며 "우리 잔치집에 손님이 왔는데, 집 밖에 나갔다고 내 책임은 아닌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제주도가 G20 등 대규모 행사를 유치하려고 하는데, 항공수요 증가로 인한 혼잡이나 지연에 대응하는 매뉴얼이 있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강 국장은 "공항과 관련해 이런 부분에 대해 도정이 다 (역할을)할 수 없지 않는가"라고 항변했고, 이 의원은 "무조건 당신들(제주도)이 하라는게 아니다. G20 등 큰 행사 유치하려고 한다면 이런 부분에 대한 매뉴얼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강 국장과 이 의원의 언성이 높아졌고, 강 국장은 "(질문 내용을)잘못 받아들인 것 같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 앞으로 공항공사나 제주지방항공청과 협의해 나가겠다"며 사과했다.
◇ 전국체전 개막일 무더기 지연사태 원인 여전히 논란...정부 "전용기 영향 제한적"
한편 전국체전 개막식이 열린 지난 16일 제주공항에서는 오전부터 일부 항공편이 지연운항하기 시작해 오후 들어 지연되는 항공편이 급격하게 늘어났다.
오후 5시부터는 대부분의 항공편이 지연됐는데, 이날 오후 7시55분 제주공항에서 김해공항으로 향하려던 에어부산 BX8138편은 오후 10시39분이 되어서야 출발해 인천국제공항에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김포공항을 목적지로 했던 일부 항공편도 김포공항의 야간 운항통제시간인 밤 11시에 걸리면서 목적지가 인천공항으로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해당 항공편 승객들은 당초 목적지인 김포공항이 아닌 인천공항에 내려 이동해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항공편 지연 운항의 원인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심야 시간 인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 사이에서는 제107회 전국체육대회와 관련해 제주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의 전용기 운항에 따른 공역통제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대통령 전용기가 이착륙한 제주공항 공역에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0분간 비행 제한 조치가 내려졌고, 전용기 이륙 시간은 당초 예정시간보다 늦어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부는 전용기 운항에 따른 통제 시간은 약 40분이며, 제주공항의 항공편 운항에 미친 실제 영향은 출발과 도착 때 각각 10분 내외였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설명자료를 통해 "16일 발생한 제주공항 출발 항공편 지연은 당일 항공교통량 증가에 따른 연결 지연의 영향이 컸다"며 "이날 제주공항에서는 오전 9시경부터 항공편 연결 지연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당일 항공편은 총 512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용기의 이륙 대기 시간은 당초 오후 7시 50분부터 8시 30분까지로 설정됐으나, 실제 이륙은 지연돼 오후 9시 22분에 이뤄졌다"면서 전용기 이륙이 지연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나 "전용기 이륙 대기 시간에도 민항기 운항을 통제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항공정보시스템(FOIS) 자료에 따르면 오후 7시 50분부터 전용기 이륙 시까지 국내선과 국제선 항공기 총 45대가 이착륙했다"며 "전용기의 이륙이 지연된 오후 8시 30분부터 실제 이륙 시까지도 총 24대의 항공기가 이착륙한 것으로 나타났고, 전용기 이륙을 위해 항공기 운항을 통제한 시간은 10여 분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전용기 출발 이후 김포·김해공항으로 향하던 항공편이 야간 소음 통제로 인천공항에 회항하는 등 추가 지연이 발생한 데 대해서는 "당일 오전부터 누적된 항공편 지연의 결과"라며 "전용기 운항이 전체 지연 사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항공편 지연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야간 공역 통제가 더해지면서 지연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제는 심야 시간대 목적지가 김포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변경된 승객들이 별도의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 항공사는 이날 지연 운항이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적인 사유에 해당한다며 보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