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 보완계획 그대로 통과..."노골적 밀어주기?" 도마
제주특별자치도가 난개발 논란이 일고 있는 제주오라관광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 '조건부 의견'의 일부를 '권고사항'으로 바꿔 사업자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심의위의 결정을 무시하고 사실상 의무조항이 아닌 '권고사항'으로 전환시켜 노골적으로 사업을 밀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4일 오후 제주도청 4층 탐라홀에서 '제주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 심의보완서 검토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를 개최했다.

그런데, 제주도가 의도적으로 조건부 동의 내용 중 일부를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으로 바꾼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날 회의는 시작부터 파행을 빚었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9월 21일 실시됐던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에서는 총 49건의 조건부 동의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제주도는 이중 환경단체가 내놓은 7건의 조건부 의견을 권고사항으로 전환했다.
이에 환경단체 소속 심의위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이영웅 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김정순 곶자왈사람들 사무처장, 김미정 제주참여환경연대 전 사무국장 등은 "조건부 사항에 대해 별도의 대면 회의를 개최하자고 합의가 된 후에 해야 하는데, 다수 의원들이 일축하면서 조건부 통과됐었다"며 "오라단지 사업자가 심의보완서를 제주도에 제출하면서 조건부 동의 내용 40%를 미반영해 제출했는데 이번 회의는 사업자를 봐주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이번 회의 개최의 목적은 사업자가 부담스러워 하는 조건부 사항을 면제해 주려는 것이라는 의혹이다.
조건부 사항에서 권고사항으로 바뀐 내용은 '신규 추가부지 내 콘도시설을 제척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심의위는 위원회 차원에서 결정할 수 있는 내용의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에 권고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지만, 이는 위원회 스스로의 입장을 뒤바꾼 것이나 다름 없다.
이들은 "제주 최대 개발사업으로 환경영향평가심의위가 좀 더 신중하게 심의해야 하는데 제주도가 앞장서서 지하수나 하수, 환경총량제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하면서 조건부 통과시키는 데 일조했다"며 "조건부 내용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사업자를 위해 또 회의를 여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성토했다.
회의장은 기자회견을 하는 환경단체 관계자들과 사업을 찬성하는 제주시 오라동 주민들이 엉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환경단체 소속 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강행된 환경영향평가 심의위는 약 3시께 회의를 마치고 사업자의 심의보완서를 통과시켰다.
회의가 끝나 후 가진 브리핑에서 일부 조건부 의견을 왜 권고사항으로 변경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가 결정한 사항에 대해 제주도가 결정할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이와 별개로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보완사항 이행조건을 더욱 엄격하게 설정했다고 밝혔다.
당초 사업지구를 관통하는 3곳의 하천과 30m의 이격거리를 둬야한다는 심의위의 주문에 대해 사업자측은 2곳은 하천과 건축물간 이격 거리를 10m에서 30m로 조정하고, 나머지 1곳의 경우 이격거리 내 20m를 조경으로 조성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심의위는 3곳 모두 원형을 보존해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는 것이다. 사후 환경관리도 당초 5년에서 7년으로 연장시켰다고 밝혔다.
또 사업자측이 건축 면적에 해당하는 곶자왈을 매입해 곶자왈공유화재단에 기탁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는데, 심의위는 그 시기가 명확치 않을 뿐더러 건축면적이 아닌 불투수층까지 면적을 포함에 그에 상당하는 곶자왈을 매입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자의적인 권고사항 전환 등의 사례는 제주도가 스스로 환경영향평가 심의를 무력화 시킨 행위라는 점에서 추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