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수형인 '직권재심' 첫 청구...2530명 재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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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수형인 '직권재심' 첫 청구...2530명 재심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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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군사재판 수형인 20명 대상 첫 직권재심 청구
74년 전 군사재판 억울한 옥살이 행방불명 수형인 등 대상

제주4.3 당시 영문도 모른채 군.경에 끌려가 모진 고초를 당하고 불법적 군사재판에 회부돼 억울한 옥살이를 한 4.3 수형인에 대한 '특별재심' 청구 절차가 본격 시작된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광주고검 산하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단장 이제관)은 제주4.3 관련 군법회의 수형인명부에 기재된 2530명 중 인적사항이 특정되고, 관련자료가 구비된 20명의 수형인에 대해 1차적으로 직권재심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4·3사건 생존수형인 및 유족들의 재심청구는 있었으나, 4·3사건 군법회의 수형인에 대해 검사가 직권으로 재심을 청구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직권재심은 개정된 제주4.3특별법에서 '특별재심' 특례가 신설된데 따른 것으로, 합동수행단은 출범 이후 2개월간의 준비기간 동안 수형인명부 분석, 재심대상자 특정, 관련자료 수집, 유족 의사 확인 등 다각도로 직권재심을 준비해 왔다.

첫 직권재심 대상에 포함된 수형인에서는 당시 10대 청소년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4.3당시 17살 중학생이었던 ㄱ○○(남)는 1948년 집에서 경찰에 연행되어 그해 12월 군법회의에 의해 내란죄로 징역 15년을 선고받아 인천형무소에 복역하던 중 6.25 전쟁이후 행방불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제주4‧3위원회 희생자명부 순번 1번으로 기재돼 있다.

당시 18살로 농사일을 하던 ㄴ○○(여)는 1949년 피난 생활을 하다가 군인에 연행되어, 그해 7월 군법회의에서 국방경비법위반죄로 징역 5년을 선고받아 전주형무소에서 억울한 옥살이를 하던 중 전쟁이 터지면서 행방불명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21살인 ㄷ○○(남)는 1949년 농사일을 하던 중 그해 7월 군법회의에 의해 국방경비법위반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아 대전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6․25 이후 행방불명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형(당시 24살)도 군법회의에 의해 국방경비법위반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는데, 그이 가족이 재심을 청구해 지난해 3월16일 제주지방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앞으로 직권재심 청구 대상은 총 2530명이나, 이미 개별 재심이 청구된 437명을 제외하면 실제적으로는 2093명이 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존 개별 재심 사례 중 군사재판 관련 수형인에서는 18명은 공소기각, 350명은 무죄, 그리고 69명은 현재 재심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재판 재심청구자에서는 4명은 무죄 판결이 났고, 47명은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합동수행단 관계자는 "직권재심 권고의 역사적 의미를 유념해 행안부, 제주도, 경찰 등 유관기관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군법회의 수형인들에 대해 최대한 신속하게 직권재심 청구 업무를 수행해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회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1948년 12월과 1949년 7월에 치러진 두 차례 군법회의에 회부되어 수형생활을 한 수형인명부에 있는 2530명 중, 희생자로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재심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는 599명에 대해서도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합동수행단은 지난해 11월 단장 1명, 검사 2명, 수사관 2명, 실무관 1명 및 파견 경찰 2명으로 구성됐다.

직권재심은 제주4.3위원회가 직권재심 청구를 권고한 수형인명부에 기재된 2530명을 대상으로 재심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수형인명부에는 성명(한자), 나이, 직업, 본적지, 판정, 선고일자, 형량 등이 수기(手記)돼 있다
 
합동수행단은 행안부·제주도청 등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수형인명부’에 기재된 사람을 특정하기 위한 인적사항 확인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직권재심 권고 대상 사건들에 대한 공소장이나 공판기록, 판결문 등의 소송기록을 최대한 충실히 복원할 계획이다. 현장조사와 고증을 통해 재심사유 유무를 확인한 후 제주지법에 직권재심을 청구하고, 법 절차에 따라 충실히 공판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 이제관 단장. ⓒ헤드라인제주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 이제관 단장. ⓒ헤드라인제주

한편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 이제관 단장은 이날 오전 직권재심을 청구한 뒤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번 직권 재심 청구 인원이 20명으로 제한된 것에 대해 "일부러 제한한 것은 아니다"라며 "재심 청구 과정에서 피고인이 누구인지 등을 특정해야 하는데, 피고인 신원 확인 작업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4.3당시 작성된 수형인 명부라는 것이 조악하다"라며 "수기로 기재돼 있는데, 이름과 본적, 나이, 직업만 기재돼 있어 호적상 누구인지 등을 특정하는 작업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4.3희생자로 결정되지 않은 599명과 관련해서는 "형사소송법 요건을 완화해서 재심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제주4.3특별법"이라며 "재심요건에 맞다고 판단되면, (희생자가 아니라도)판단되면 재심청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검사가 청구인이 청구한 재심요건을 따질 것인데 현재 그 작업을 끝마치고 재심을 청구한 것"이라며 "앞으로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검사가 청구할 땐 기존의 판결이 번복되고 새로운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전제하에 재심을 청구한다"며 "재심 여부를 따지는 공방이 없기 때문에 법정에서의 재판은 신속히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장은 "재심 대상자의 인적사항을 특정하기 위해서는 이름과 본적 나이 등을 토대로 자료를 뒤져보는 방법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하며 "제주도청, 국가기록원, 4.3연구소 등으로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행단의 역할은 재심 재판까지만 수행하는 것"이라며 "보상은 별도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말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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