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판단 무시 보수단체 노골적 '4.3흔들기' 동참?
정부가 일부 보수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여 제주 4.3사건 희생자에 대한 사실조사를 요구해 논란이 예상된다.
5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행정자치부는 지난달 23일 제주자치도에 '제주4.3 민원해결을 위한 사실조사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4.3희생자로 선정된 1만4000여명 중 일부를 재심사해야 한다는 일부 보수단체들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동안 숱한 민원 제기가 있었지만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조사를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자치도 관계자는 "보수단체에서 지속적으로 민원 제기를 하고 있는데, 그동안 끊임없이 문제 제기를 하겠다던 보수단체들이 이번에는 조사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조사가 이뤄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보수단체들이 행자부에 조사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확인서까지 작성했다는 후문이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 중앙위원회도 이 같은 상황이 전해지자 조사를 허용했고, 행자부 명의의 공문을 발송했다. 회신은 오는 29일까지 이뤄진다.
도 관계자는 "이미 4.3특별법에 따라 희생자가 선정된 것이어서, 아주 특별한 상황이 추가로 드러나지 않는 한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4.3단체와 유족들은 이번 사실조사 요구가 실질적인 희생자 재심의 절차로 이어가기 위한 포석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이미 법적으로 인정된 4.3희생자에 대한 노골적인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정부차원에서 4.3희생자 재심의를 언급해왔던 터라 이번 사실조사 요구도 올해 4.3이 다가오자 의도적으로 문제를 꺼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해 정종섭 행자부 장관이 "4.3희생자 재심 실시 여부와 그 결정에 따른 재심 절차를 모두 끝내고 논란을 종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것과 더불어, 제주를 방문했던 정재근 행자부 차관은 "대통령이 제주4.3위령제에 참석하려면 논란이 되고 있는 위패를 정리해야 된다"고 발언하기도 해 물의를 빚었다. <헤드라인제주>
<박성우 기자 / 저작권자 ⓒ 헤드라인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