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휘남 음악부 창단 선생님과 함께한 일맥 동문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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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휘남 음악부 창단 선생님과 함께한 일맥 동문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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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제주제일고등학교 음악부 동문)   

제주지역의 특징 중 하나가 고교 관악부 동문음악회이다. 2024년 7월 25일, 문예회관에서는 양상식(제주제일고 35회 졸업) 선생의 지휘로 제주제일고등학교 음악부 동문음악회인 “제23회 일맥 동문음악회”가 열렸다. 강경훈(34회) 회장이 주축이 되는 고생으로 55명 정도가 무대에 올랐다. 김남훈 동문의 마림바 독주는 클래식과 재즈의 만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명쾌한 선율을 남겨주었다. 관악계 거두 알프레드 리드의 곡이어서 관악합주 반주와 잘 어울리는 연주가 가능했던 것 같다. 곽진 동문의 작곡 ‘드래곤 판타지’를 초연했다. 이미지 선생님이 이끄시는 어린이들로 구성된 노래 클럽 ‘클럽 노래하자 춤추자’팀이 곡 중 합창을 함께해서 의외의 즐거움을 주었다. 고등학교 교가와 응원가를 어린이들이 불러내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다른 설명이 필요 없었다. 최고의 감동이었다.   

특별무대가 있었다. 1971년 음악부 창단 시 창단을 이끄신 강휘남 선생님을 모시고 지휘를 부탁드린 무대였다. 그 장면에서 느낀 점들을 모아보았다. 
  
첫째, 고등학교 재학생과는 45세 이상 차이나는 졸업생들이 같이 연주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참 보기 좋았다. 고등학교 관악부의 추억을 공유하고, 미래의 추억을 새롭게 만들어나가는 작업이었다. 관악의 특성이 이러한 콜라보를 가능하게 해주었다는 생각이다. 졸업생들이 파트를 구성하더라도 일정 정도 악기수준이 되는 재학생이 같이한다면 파트별 벨런스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서로 희망하는 측면도 있다. 연극이나 합창 등과는 다른 측면이 있는 것이다. 연극할 때는 역할나이 등의 고려로 굳이 고등학교 재학생과 같이 해야할 필요성이 적을 수도 있다. 합창의 경우도 음색(톤칼라)가 달라서 멤버들이 굳이 콜라보해야할 이유는 낮아질 수도 있다. 관악은 다르다. 악기소리로 매개하기 때문이다. 백호기 응원 때 동문들이 참석해주거나 동문음악회 때 재학생의 참여를 유도하는 사연이 이러한 관악장르만이 갖는 성격 때문일 수 있다. 그래서 보기 좋았다.    
  
둘째, 지금부터 53여년전의 창단 시 선생님이신 강휘남 선생님의 지휘로 관악부의 전 세대 구성원이 한 번에 무대에 서는 모습 또한 감동적이었다. 고등학교 재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나이로 보나 맥락으로 보나 증조 할아버지격인 선생님의 지휘아래 연주한 모습일 수 있다. 관중들은 뭉클했다는 표현들이 많았다. 출신 고등학교와 관계없는 표현들이었다. 성별, 나이고하와 관계없는 표현들이었다. 무대에 앉은 필자도 뭉클, 걱정, 쁘듯, 아련, 세월의 야속함, 재롱떨고 싶은 마음 등의 감정이 계속 교차했다. 악기 연주하는 관악부출신들의 입장에서 연출해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 중이 하나였으리라 생각되었다.
  
셋째, 당일 강휘남 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음악은 하나의 언어이다. 국가경계와 세대경계를 넘는 언어이다”라는 표현이 계속 마음속에 흘러서 하나의 미학의 동산을 만들었다. 즉 관악 연주는 또 다른 언어가 없더라도 바로 소통이 되는 언어라고 하셨다. 그러한 음악이 가지고 있는 특성이 동문과 재학생들의 한 공간에서, 한 시점에서 관악연주를 통해서 소통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었다. 말로 소통하다 맞지 않으면 속상할 수 있지만, 관악연주로 화음을 맞추면서 소통하면 오히려 속상함이 치유된다.   
  
넷째, 관악부는 서로의 협력을 요하는 장르여서 가능했던 일인 듯 하며, 협력의 자원을 형성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악기는 독립적이다. 그래서 재미있다. 독립적 독주도 의미가 있지만 합주도 즐거움이 있다. 독주와는 다른 합주의 세계는 협력을 요구하고, 서로 의존적이어야 하기 때문에 한 분이라도 더 추가적으로 와서 참여해주기를 바란다. 이러한 속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동문합주단이 활동하는 여력이 생기는 것이다. 한 해가 더 할수록 고등학교 졸업생이 추가적으로 생기고 그 졸업생 중 한 명이라도 합류하면 동문활동 활성화에 도움을 주는 성격이 있다. 그 동인이 지속적 활동을 가능케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다섯째, 행사를 위해서 전국에서 모인다는 점이 아름다왔다. 육지에 사는 졸업생들이 온다. 군악대로 군대간 동문도 휴가를 얻어서 온다. 당연히 연주를 위해서 오는 것이다. 육지부에 전공으로 음대를 간 학생들이 방학이니 내려온다. 동문의 자제분이 합류한다. 재학생의 부모님도 참여한다. 일반 졸업생 중에도 후에 악기를 배운 동문들이 모인다. 제주일고만의 특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경계를 낮게, 협력은 열심히, 배려와 안내를 통해서 규모와 완성도를 높이려는 동문들의 노력이 연결된 듯하다. 제주일고 음악부의 인사 구호는 “단결”이다. 
  
여섯째, 창단시 선생님이 지휘를 하시니 당연 환갑을 보내신 졸업생들이 무대에 긴장해서 앉으시는 모습, 역사를 보여주셨다. 비쥬얼적 추억 소환도 있지만, 시대를 넘나드는 클래식한 곡을 연주해서 음악적 추억도 소환해냈다. 그래서 가능했던 무대의 모습이었다고 할 수 있다. 역사를 같이하는 순간이었다. 이번 동문음악회를 통해 협력의 역사는 지속가능하다는 교훈을 얻은 듯 하다.   

연습현장에서 느꼈던 점들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개인적 생각이라는 전제를 먼저 하고자 한다.
  
첫째, 시간이 약이다. 연습초기에는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서 만들어진다. 그 과정에서 인내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연습초기에는 악보도 어렵고, 연주자 숫자도 많지 않고, 무대에 몇 명이 설지,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빈 파트들은 채워질지 등 걱정이 많아지고, 곡 중 변박자 부분들이 많아서 리듬적으로 따라기기 어렵고, 쉬는 부분이 많아서 수를 세다가 잊어버려 힘들고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저만 그런가? 호호호. 단원들이 서서히 적응한다. 지휘자와의 약속이 하나씩 정리되면서 이해하게 되고, 일체가 되어간다. 블랜딩의 느낌을 단원들도 느끼면서 걱정이 서서히 줄어든다. 결국 음악회가 가능하게 된다. 폄하하는 것은 아니고, 2024년 현재 제주의 고교관악부 동문음악회의 한 단상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쁘듯한 동문음악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의미가 있고, 합류의 즐거움은 더 큰 미래를 위한 선물이라 할 수 있다.    
  
둘째, 단원들이 지휘자의 손끝, 눈동자, 몸 움직임, 입술의 변화 등을 끝없이 보면서 따라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그 에너지가 어려운 동문음악회를 가능하게 했고, 관중들이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박수를 보내는 것이리라는 생각이다. 국내외에서 활기차게 활동하는 진 솔 지휘자가 다음과 같은 표현을 한다. “관중은 지휘자와 단원들의 에너지 교환을 본다.” 동문음악회도 이러한 측면이 있다. 단원들은 지휘자를 제3자 처럼 보지 않는다. 충분한 연습시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연주자가 전문가가 아닌 경우 충분한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니라고 보면 단원들은 지휘자와의 약속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집중하고 또 집중한다. 지휘자에게 보내는 그 에너지가 음악회를 가능하게 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글을 마치면서 희망을 하나 이야기 하고 싶다. 동문음악부 활동이 여러 측면에서 주체가 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주도내 고교생활의 축제 중 하나인 백호기 축구대회 참석과 응원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고 한다. 그 동안은 고교 재학생들이 주체가 되었었지만 동원시스템이라는 비판도 받을 수 있어서, 앞으로는 재학생 개인의 자율시스템으로 바뀔 수 있다고 한다. 즉 학교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이끌기 어려워진다는 느낌이다. 그런 상황이라면 제주일고 음악부 동문들은 음악부 동문회가 적극적으로,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관악부 재학생들을 돕고, 응원의 역사를 이어가 보자고 표현한다. 필자도 적극 찬성, 감동한다. 작지만 점증적으로, 발전을 위한 작은 노력들이 있다면 역사는 이어질 것이다. 그 움직임이 미약하고, 확고한 답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조금의 협력과 단결의 행위가 있다면, 그 움직임은 역사를 발전시켜내는 역사 속의 결과물들을 충분히 많이 오래동안 만들어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제주제일고등학교 음악부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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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정 2024-07-29 20:41:33 | 121.***.***.89
황교수님 역시 역사와 함께하시니 음악이면 음악 글이면 글 제대로 표현되는 구려. 제대교수라 그러나? 뭐든지 제대로 굴러가야 한다는 나의 신념이 황교수의 글속에 묻어나니 참 좋다. 세상도 제대로 굴러가면 좋겠다. 황교수님 수고하셨습니다. JIB 화이팅그!! 그리고 단결!!

hjhj1985 2024-07-29 16:39:23 | 118.***.***.158
바쁜 일상속에서도 음악과 함께 소통하고 벅차오르는 무대까지 감동입니다! 앞으로도 영원하길 바라고 늘 응원하겠습니다!!!!!!


웃고살기 2024-07-28 21:48:09 | 39.***.***.230
좋네요 다들 바쁜 직장인들, 학생들이 나이 불문하고 선후배 어울려서 취미활동 하는 모습 멋집니다!! 제주일고 동문음악단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