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0곳 중 절반 장애인화장실 설치했으나...81곳은 '접근 부적합'
제주도내 공중화장실 중 장애인들이 실제 사용 가능한 '장애인 화장실'이 갖춰진 곳은 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단법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상임대표 최희순)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한 도내 공중화장실의 장애인화장실 접근성과 편의시설 설치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를 6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장애인 당사자인 모니터링 단원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장애인 등 편의법에 따른 법적 의무사항과 권장사항의 체크리스트를 토대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 제주도내 공중화장실은 제주시 288곳, 서귀포시 402곳 등 총 690곳에 이른다. 이 중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된 곳은 제주시가 163곳(57%), 서귀포시가 180곳(45%) 등 총 343곳(50%)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현장 확인 결과 장애인 화장실이 설치돼 있었지만, 실제 사용이 어려운 곳은 81곳(제주시 43곳, 서귀포시 38곳)에 달했다. 사용이 어려운 이유로는 주출입구의 '단차제거/기울기'에서 부적합 곳이 65곳, 접근이 불가능하거나 실제 장애인 화장실이 없었던 경우도 16곳으로 파악됐다.
결국 실제 사용 가능한 장애인 화장실은 38%인 262곳(제주시 120곳, 서귀포시 142곳)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표면적인 장애인 화장실 설치율과 실제 사용가능한 화장실 설치율은 무려 12%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모든 항목에서 모두 ‘적합’을 받아 총점 33점을 받은 곳은 중문보건지소, 안덕보건지소, 발자국화석관리사무소 단 3곳 뿐이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곳은 사라봉공원(정상)으로 10점이였다.
조사단은 "‘단차제거/기울기’에서 부적합으로 나타난 곳은 휠체어 사용자가 내부로 들어가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라며 "내부 유효바닥 면적과 대변기 측면 공간 등 내부 편의시설을 실질적으로 이용할 수 있을지까지 나아가 적용한다면 더 많은 수의 장애인화장실이 실제 사용이 불가능 할 것으로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모니터링은 화장실 내부의 유효공간 확보와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뤘는데 화장실에 힙겹게 들어가더라도 유효공간이 확보되지 않아, 휠체어에서 대변기로의 이동이 어려워져 실질적으로 대변기를 사용하지 못할 확률이 45%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미닫이문 등이 잠금장치가 없거나 고장난채 방치되면서 장애인들에게 불안감을 줄 소지가 있는 화장실도 일부 있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안내 항목에서도 주출입구 접근로의 점자유도블록 설치율은 18.3%(54개소)로 극히 낮았다. 나머지 81.7%인 241곳은 점자유도블록 설치 자체가 안된 것으로 나타났다.
입구를 알려주는 점자블록이 설치되지 않은 곳도 141개소(47.8%)에 달했다. 점자표지판이 없는 곳은 125개소(42.4%)로 조사됐다.
이처럼 시각장애인 관련 시설이 극히 열악한 것은 유도블록과 점자안내판이 의무사항이 아닌 권장사항에 해당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제주장애인인권포럼 최희순 대표는 “장애인등편의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지켜야 할 사항들만 지키려하다보니 공간확보가 되지않아 실제로는 더 이용하기가 어려워진 상황들이 더러 있었다"며 "장애인편의시설 설치는 법적인 기준을 만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목적은 어디까지나 실제 이용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전히 장애인화장실 내부에 청소도구를 보관하거나, 편의시설이 망가진채 방치되어 있는 문제점을 한번 더 확인했다며,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제주시, 서귀포시, 제주도 담당부서에 전달할 예정이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