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내년 새학기부터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를 전국 초등학교 3, 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수업에 도입할 예정인 가운데, 제주 교육단체들이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제주지부, 새로운학교제주네트워크, 제주실천교육교사모임, 제주좋은교사운동, 제주교육희망네트워크, 제주대안교육협의회, 참교육제주학부모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제주도교육청은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거부하라"고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교육부는 내년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수학, 영어, 정보, 국어 18책에 AI 디지털교과서를 현장에 도입하기로 했고, 매년 대상 학년과 교과를 확대해 2028년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총 96책의 AI 디지털교과서를 현장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전제, "국회입법조사처는 2025년부터 2028년까지 4년간 전국적으로 AI 디지털교과서 구독료에 투입될 예산이 최대 6조6156억 원에서 최소 1조 925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제주도교육청은 이 기간 최소 1006억 9800만원 부담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과서 구독료 이외에도 AI디지털교과서 사용에 따라 학교에 부과되는 초고속인터넷망 이용료 역시 2배 이상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역시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학교운영지원비)으로 충당할 예정"이라며 "졸속적으로 밀어붙이며 추진되고 있는 늘봄학교와 유보통합으로 예산과 인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며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고교무상교육 예산까지 시도교육청 예산으로 충당하도록 법률 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이러한 상황에 더해 추진되고 있는 AI디지털교과서는 현재 지방교육재정 규모로 감당할 수 있는 사업의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고 여겨진다"며 "당장 2학기 추진되고 있는 중고등학교 수학여행 관련하여 학교예산으로 사용하면 학년말에 내려보내겠다는 공문이 각 학교로 발송이 되었고, 교육청과 학교는 지난 9월부터 긴축재정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작년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과 교육활동보호를 약속하며 교육청이 내놓았던 관련 대책들은 예산과 인력의 부족 등을 이유로 현재 추진되고 있지 않다"며 "아동학대 고발 사건을 포함한 학교내 교권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청 내 조직을 정서회복과로 모아놓았지만 여전한 인력과 예산 부족의 문제로 지원이 원활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일례로 교권 변호사는 도교육청 1명뿐이며 학교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지원청에는 학폭 변호사만이 상주하고 있어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밀착 지원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들 단체는 "늘봄학교를 추진한다며 임기제 연구사를 25명 선출하지만 당초 정부가 약속한 방과후업무의 교사배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담당자도 일선 교사도 다 알고 있는 암울한 상황"이라며 "그렇다면 현재 지원청에 있는 학교지원센터에 예산과 인력을 추가 배치하여 실질적인 학교지원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만 교육청의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지 이에 대한 방안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지난 9월 도교육청에서 추진한 조직개편 과정에서도 학교를 지원하는 조직개편이 되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원청으로 권한 이양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며 "제주도교육감은 2025년 공교육의 혁신적 변화를 이야기하기 이전에 학교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게 먼저이며, 실질적으로 학교지원 방안을 마련하여 지원하도록 하는 것이 교육감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교육부는 2024년 8월 22일, AI디지털교과서 검정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11월 29일 최종 합격을 공고하고, 12월에는 학교 별 AI디지털교과서 선정 과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며 "교사들은 당장 내년 3월부터 AI디지털교과서로 수업을 해야 하지만, 선생님도 학생도 AI디지털교과서를 한번도 보지 못한 상태에서 맞이할 3월 개학은 악몽과도 같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에 대해 교육부는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보완해서 추진하면 될 일이라는 무책임한 답변만을 내놓았다"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디지털 소양’은 ‘디지털 기술과 기술에 대한 이해,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평가하여 새로운 정보와 지식을 생산·활용하는 능력’으로 학생의 학습 주도권을 강조한다"며 "하지만 AI디지털교과서는 학생의 학습 이해도와 특성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시하는 서비스로 ‘학생 주도’가 아닌 ‘AI디지털교과서 주도’ 반복 학습 과제 제공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이 강조하는 ‘디지털 소양’과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한 2022 개정 교육과정 방향을 살펴보면 ‘학생들의 자율성을 강화하고 창의성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설계되었다’고 되어 있지만 주어진 과제에 집중하는 맞춤형교육은 자율성과 창의성과는 거리가 먼 얘기이며 서울대로 귀결되는 입시를 위한 맞춤형교육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도교육청을 향해 "AI디지털교과서 사업 추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전면 도입에 신중할 것과 지방교육재정 파탄 내는 AI디지털교과서 채택 거부를 위한 민심을 반영하라"고 요구했다. <헤드라인제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