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에게 기고문은 전문성 패스, 무슨 조언 패스, 다만 그 상황의 “느낌을 남기는 글!”이라고 변명하면서 들어가고 싶다. 호호호. 이음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 리허설을 참관하면서 현장에서 접해지는 공기를 통해 얻은 느낌 조각들을 모아 남기고자 했다. 2026년 11월 1일 토요일, 오후 7시 제주아트센터에서 였다.
피천득 선생의 그 유명한 수필 “플루트 연주자”의 내용을 가져다가 내용 중의 ‘토스카니니’ 대신 ‘김진홍’으로 단어를 대체하니 훌륭한 작품이 완성되었다.
"배턴을 든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는 찬란한 존재다. 그러나 김진홍 같은 지휘자 밑에서 플루트를 분다는 것은 또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인가. 다 지휘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다 콘서트 마스터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오케스트라와 같이 하모니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체에 있어서는 멤버가 된다는 것만도 참으로 행복된 일이다. 그리고 각자의 맡은 바 기능이 전체 효과에 종합적으로 기여된다는 것은 의의깊은 일이다.~~~”

플루트 연주자로 출발했으며, 지금도 플레이어이신 김진홍 지휘자가 손수 꾸려 이음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창단연주회의 지휘봉(배턴)을 잡았다. 그 단체에 맞을 곡을 고르는 것, 오케스트레이션(오케스트라에 맞는 편곡)작업하실 편곡자 섭외, 수준급의 관악연주자들 초빙과 비용해결문제, 찬조출연의 장르 결정과 섭외, 효과를 생각하는 전체적인 기획, 무대의 세팅, 악기 임대와 이동 등 사설 아마츄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맡아서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어려운 일은 ‘관대한 마음 가지기’라고 할까. 문제가 보이지만 서두르거나 재촉, 혹은 큰 소리로 독려하지 않고, 생각하는 목표와 현실사이의 갭(gap)을 어렵지만 잘 극복하는 품성!! 관대함과 표정관리! 그것이 가장 힘든 일일 듯. 현장에서 보았다.

직접 무대의 받침대 들기(합창다이?)에 참여하며 안내한다. 제주도식 어투가 아니라 친절하면서도 부드러운 부탁어조이다. “이 라인 의자들 다 옆으로 빼주실래요~~~”“피아노 옮기는 것 도와주세요~~~!!”사람들이 모였다. 실은 무대 감독 두 분이 오셔서 피아노 밑에 장비를 세팅하고 직접 옮기신다. 상황은 종결되었지만 서로 하려고 주변을 살피는 모습들이 예뻤다. 모두가 지위 고하 막론하고 따뜻하고 협력하는 분위기였다. 1차적으로 모이신 분들은 대부분 여성단원분들이었다. 남녀 구분 없다. 단지 주인이 있을 뿐이다. 그런 느낌이었다. 열심히 도우시는 분위기였다.
김진홍 선생의 지휘는 키가 있어서 굳이 크게 휘두르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인 듯싶었다. 주로 호흡을 구체적으로 해주시는 지휘자. 플루트 레슨할 때도 그러할 듯. 훗날, 나중 합창을 지휘하게 될 때에도 큰 도움 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비박자와 연결하여 해주시는 사전 호흡소리가 리허설 시간에는 충분히 크게 들렸다. 연주자들을 편하게 해주는 지휘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 아, 두 울, 세 엣~~~’이라는 우렁찬 소리보다는 예비박과 호흡으로 조용히 안내하는 지휘자. 김진홍!!
첫 곡은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이다. 중저음 첼로가 길을 트며, 밑으로부터 올라온다. 바이올린 계열이 받아서 선율로 연결시킨다. 지휘는 아마도 낭만주의 음악일 듯싶은 핀란디아의 민족적 정서를 편안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섬세하면서도 부드럽고, 편안하게 이끌었다. 관람객들이 시선을 바삐 다른 곳으로 돌리지 않아도 되도록, 편안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어서 피아노 찬조가 이어졌다. 오지학 선생의 공연으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 1악장이었다. 가을이 물씬 느껴지는 곡이다. 피아노 선율도 선율이지만 중저음이 만들어내는 관현악 선율 또한 감동을 오래 지속하게 만든다. 남성 피아니스트가 연주하고, 지휘자와 피아니스트가 서로 맞추려고 노력하는 의지와 배려를 읽을 수 있어서 감상하는 몫만 관람객이 향유하면 되는 분위기였다. 같은 값이면 피아노곡을 감상하실 분들은 이렇게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때 관람하시라 추천드리고싶다.
1부 마지막으로 김행중 선생의 지휘에 칼리오페합창단이 육학준 곡 “나하나 꽃 피어”, 지혜정 곡, “담쟁이” 두 곡을 합창으로 찬조했다. 서로에게 좋은 경험이다. 오케스트라가 화음과 각각 구절에 색깔을 품은 관과 현악들을 보태주니 합창 파트별 색이 도드라지게 잘 나타났다. 음향도 좋아져서 합창소리가 관중석으로 충분히 빠져나왔다. 김진홍 지휘자가 합창을 공부하기 위해서(?) 베이스 단원으로 같이 활동하고 있는 칼리오페 합창단이다. “아니!”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저는 그 합창단의 단장으로서 보건대, 함신익 선생님이 관현악지휘를 위해서 합창과 성악을 별도로 공부했었다는 이야기와 오버랩되면서 김진홍 지휘자가 훌륭해 보였다. 존경!!!
“젊은 음악가들이 존경받아야 한다. 그래야 그 나라, 그 지역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호호
오케스트라의 둘째 곡이면서 마지막 곡은 비제의 모음곡으로 알려져 있는 “아를르의 여인”이다. 플루트 선율이 그래도 비중 있게 등장하는 곡을 고르셨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플루트 파트는 프로 한두 분을 제외하면(혹 모을 일, 모두가 아마추어?) 김진홍 지휘자에게서 배우고 있는 분들인 듯싶었다. 미뉴엣 부분은 서로 협력하며, 주선율을 잘 이끄신다. 아고, 잊었다. ‘파랑돌’인가 하는 부분은 신이 났다. 대학생 때 칼리오페 동아리에서 고전음악감상할 때 많이 들었던 곡이어서 추억까지 소환!! 고마웠다.
‘이음’같은 오케스트라들은 제주의 공연음악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한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무한 노력하는 지휘자를 누가 보상해줄까? 걱정이다. 프랑스처럼 보험성 복지가 국가를 가난하게 할 수 있다는 문제를 일으키게 할 정도는 아니라하더라도 적당한, 고정적인 수입이 가능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면 제2, 제3의 한류가 나타나고 유지될 수 있을 텐데!!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다. 혹 극히 정상적인 생각이라 동감하시는 분은 아니계시온지요? 호호호 < 황경수 / 제주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