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침해 논란 장애인 거주시설 보호자들 "이용자 보호방안 마련하라"
상태바
인권침해 논란 장애인 거주시설 보호자들 "이용자 보호방안 마련하라"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원조치 3년 유예기간 중 전원되지 않을 경우에 대한 해결책 마련해야"
ⓒ헤드라인제주
17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장애인 거주시설 이용자와 보호자들의 기자회견. ⓒ헤드라인제주

제주시가 장애인 학대 등의 인권 침해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한 중증장애인 거주시설 사○○ 집에 대해 시설 폐쇄조치 하되 이용자를 다른 시설로 이동(전원)하는데 따른 소요 기간을 감안해 3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행정처분을 결정하자, 해당 시설 이용자와 보호자들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시설 이용자들과 보호자들은 17일 오후 2시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시는 종사자 증원과 이용자 지원방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확실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부모들과 종사자들은 시설폐쇄를 반대해왔으며, 시설의 안정화와 정상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을 요구하고 주장해왔다"며 "그럼에도 제주시는 시설폐쇄 행정처분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주시는 주된 원인을 이용자 인권침해를 들고 있지만,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개인인 종사자에게만 묻는 것은 불합리하고 사회복지사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처럼 운영법인의 책임도 강력하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폐쇄명령이 내려졌지만 유예기간만이라도 시설 정상화와 안정화를 통해 큰 변화나 기복이 없이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호자로서 장애당사자들의 삶에 큰 변화가 만들어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헤드라인제주
17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장애인 거주시설 이용자와 보호자들의 기자회견. ⓒ헤드라인제주

이들은 "시설을 폐쇄하고 3년의 유예기간을 둔다고 하지만 이는 시설의 정상화를 위한 유예기간이 아닌 시설폐쇄로 인한 전원조치를 위한 유예기간"이라며 "제주시는 유예기간 동안 종사자와 부모들과 새로이 선임되는 시설장이 힘을 모아 명예와 이미지를 회복하고 이용자들이 즐겁게 생활하는 환경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설폐쇄와 유예기간 선정으로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종사자 증원과 이용자 지원방안에 대한 것"이라며 "새롭게 선임된 시설장의 몫이라며 기다릴 것이 아니라 남은 시간 동안에라도 제주시는 이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확실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현재 종사자의 부족으로 이용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종사자의 피로가 높아질 수록 이용자의 안전은 위협받게 되기 때문에 제주시는 이 문제를 가장 앞에 두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시설 사정이나 인권 감수성, 갈등 조정 등 민주적 절차나 운영이 가능한 적절한 인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설장의 선임과정에서도 부모들과 종사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폐쇄 문제 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갈등, 행정의 불신, 법인의 계획적인 폐쇄 의혹 등 여러가지 의문과 내부갈등이 혼재해있는 상태"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사회의 어떤 인맥과도 연결되지 않는 믿을 수 있는 인사를 선임하기 위해서는 부모와 종사자들의 참여를 배제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유예기간 동안 제주시는 시설 운영과 재정문제, 종사자 채용, 법인과 재정의 분리 등 운영 전반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갖고 있어야 하며, 부모들과 종사자들에게 그 계획에 대한 내용이 전달 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유예기간이 끝나는 3년 후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계획이 수립돼야 한다"며 "유예기간을 두는 이유가 전원조치를 위한 것이라면 전원조치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과 결정의 순간에 당사자의 참여와 결정권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생략된 채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전원조치는 인권침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유예기간 동안 전원조치가 되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공공형장애인거주시설을 3년의 기간 안에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안우진 제주시 부시장은 공공형장애인거주시설 추진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며 "37명에 대한 안정적인 전원 조치 중 현실적인 대안이 무엇이 있느냐"고 성토했다.

이들은 "공공형장애인거주시설은 시설 폐쇄를 떠나서도 진작에 추진했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이번 사태로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원 문제, 비상식적인 운영상태, 내부 갈등, 폐쇄까지의 의혹 해소 등 풀어야할 사안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면서 "이제라도 상식적인 방법으로 우리 아이들이 단 3년 동안 만이라도 정상적으로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헤드라인제주
17일 오후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장애인 거주시설 이용자와 보호자들의 기자회견. ⓒ헤드라인제주

한편, 제주시는 지난 12일 해당 시설에 대해 이용자들의 안전한 전원조치를 위해 3년간 유예하는 조건으로 시설폐쇄 행정처분을 한다고 밝혔다. 

이번 폐쇄조치 결정은 해당 시설 내에서 장애인 학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제주시에 따르면, 이 시설에서는 지난 2021년 12월 인권침해 문제가 처음 제기돼 1차 개선명령이 이뤄졌고, 지난해 8월 또 다시 인권침해 문제가 나타나 2차 시설장 교체가 이뤄졌다. 

이어 지난해 11월 세 번째로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하자, 제주시는 해당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하는 한편, 해당 시설에 대한 폐쇄조치 명령을 위한 행정처분 수순을 밟아 왔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5월에는 해당 시설 내에서 4번째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했다.

현행 사회복지법 및 장애인복지법 규정에 따르면, 이 시설에 대한 '폐쇄조치' 명령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안우진 제주시 부시장은 지난 주 브리핑에서 "시설폐쇄 행정처분 후 이르면 오는 8월부터 3년간의 유예기간 동안은 운영법인의 간섭없이 외부에서 추천을 받은 임시시설장 책임하에 시설을 정상 운영토록하여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돌봄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종사자들은 충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향후 경영 여건 분석 등을 통해 추가적인 예산지원도 검토해시설 이용자의 생활안정과 복지 증진을 위해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시 당국은 지난해 11월 3번째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했지만 시설폐쇄 행정처분을 검토하는데 8개월을 끌어오다가 뒤늦게서야 '3년 유예기간' 조건의 폐쇄 처분 결정을 내려 늑장 조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법적으로 3년이란 유예 기간이 가능했다면 3번째 사례 발생시 바로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시의 미온적 대응이 도마에 오르는 가운데, 사회복지시설 내 인권침해 문제에 대한 단호한 원칙과 기준 적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헤드라인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