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발전 퇴출-재생에너지 전환 계획 등 부실"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난달 공개한 '제주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이 기존 화력발전 축소를 위한 내용 없이 무작정 그린수소를 늘리는데 급급한 만큼 수정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제주도내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탈핵기후위기제주행동은 3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엉터리 제주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은 전면 수정하라"라고 요구했다.
제주행동은 "제주도는 지난 5월7일 기본계획 공청회를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나눠서 진행한 후 5월9일 환경부에 제출했다"며 "제출 이틀 전 개최된 공청회는 형식적인 절차에 지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절차상 문제 외에도 기본계획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많았다"라며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2050탄소중립을 목표로 세워진 법정 최고계획임에도 감축효과 등에 대한 근거는 부실했고 제시된 데이터들은 일관성이 없고 신뢰하기 어려웠다. 도민 세금 1억5000만원이 투입된 것에 비해 결과는 무성의했다"고 성토했다.
제주행동은 "화력발전의 퇴출 계획은 없고 재생에너지, 수소발전 공급계획만 있다"며 "제주도는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화력발전 감축계획이 반영될 것이라고 하는데, 실제 계획이 시작되는 시점이 2026년 이후가 돼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현행 300MW 규모의 가스화력발전시설 건립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계획없이 대응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인가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화석연료를 그린수소로 전환한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기술적 가능성, 경제성 등에 대한 명확한 근거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제주행동은 기존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과제인 '에너지 수요저감'과 효율화를 위한 정책이 기본계획에 없다고 지적했다.
제주행동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있어 핵심과제는 크게 보급과 에너지 수요저감인데, 계획에는 보급에 대한 내용은 있지만 수요를 줄이고 효율화하는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저감 관련 사항은 건축물 분야에만 몰려있으며, 내용은 탄소포인트제 확대와 노후 건축물 그린리모델링,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 대한 교육, 홍보 등이 전부"라고 비판했다.
이어 "수송이나 산업 등 다른 분야나 에너지 저감을 위한 연구 개발, 교육과 홍보, 시민협력에 대한 내용은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며 "현재 에너지의 사용은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빠르게 전환되려 하고 있는데, 전기 수요를 어떻게 줄일지와, 특히 여름철과 겨울철 피크를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제주행동은 또 "에너지 전환에 따른 재정투입은 대부분 민간투자로, 공공투자의 내용이 없다"며 "에너지 전환 분야는 탄소중립 예산 21조2924억원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10조965억원이 투입되지만, 대부분 태양광과 풍력발전을 공급하는데 투입되며, 대부분이 민간자본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풍력자원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추주해 온 제주도정의 정책에 상당한 부하를 줄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외국계 자본이 해상풍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려 하고 있고 이익의 국외유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부실한 계획은 국부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노후건축물에 대한 그린리모델링이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정책이 부재하다"며 "제주도의 전기소비 대부분은 건축물에서 이뤄지는 만큼, 노후주택 등 노후 건축물에 대한 개선은 전기 수요저감의 핵심이나, 기본계획은 연간 1000㎡로 10년간 약 1만㎡ 정도만 개선하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제주행동은 "기본계획이 건물분야 탄소저감 정책의 핵심으로 내놓은 것이 탄소포인트 제도"라며 "시민 스스로의 실천에 의존하고 있는데, 시민들이 얼마나 참여하고 실천하느냐에 달려있지만 이에 대한 홍보.교육.시민협력에 대한 구체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기본계획에 제주도내 에너지의 다수를 사용하고 있는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 대한 대책도 미흡하자고 비판했다.
제주행동은 "2022년 제주도의 전체 건축물 수는 13만8032개로, 이 중 13곳의 에너지 다소비건물이 21.9%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며 "탄소포인트 등 가정에서 에너지 절약에 힘써도 다소비 건물이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한다면 시민들의 노력과 실천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또 "에너지 다소비 건물에 대한 제주도 차원의 직접공개를 통한 도민과 소비자의 알권리 증진도 없으며, 패널티가 법적으로 어렵다면 인센티브를 통한 감축을 시도해야 한다 이에 대한 내용도 없다"며 "관련 예산도 '기업이 알아서 할 것'을 전제로 연간 1억1000만원을 설정했다"고 질타했다.
각종 차량에서 발생하고 있는 탄소를 줄이기 위한 정책 없이 전기차 보급 정책만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제주행동은 "2021년 제주지역 에너지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400만9000CO2eq인데, 수송부문이 219만5000CO2eq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며 "기본계획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총 3만7195대의 전기차 보급으로 온실가스 8만5983CO2eq가 감소됐다고 하지만, 내연기관차 역시 증가했기에 수송부분 온실가스 배출은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전기차 보급 중심의 온실가스 감축 정책은 전면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 17건의 수송부문 재정투자 계획은 2033년까지 총 5조3345억6600만원으로, 전기차 보급에 총예산의 87%가 투입되고, 트램 구축 8%, 대중교통 관련 1.3%"라며 "타당성이 없다고 판정된 수소 트램 예산이 2030년 4391억원 재정투자 계획이고, 자동차 수요관리나 대중교통 수송분담률 확대를 위한 정책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제주행동은 "영국의 경우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가솔린과 디젤 자동차, ,밴의 판매를 중단하고, 2035년부터 모든 새로운 차량의 배기관에서 배출가스를 제로화하고 있다"며 "프랑스는 구입하려는 차량의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부담금을 부과하거나 지원금을 지급하고, 기차로 두시간 반 이내 거리에는 항공기 노선 운항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의 방향은 전기차 보급이 1순위가 돼서는 안되며, 교통 수요관리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대중교통을 확대해야 한다"며 "자동차 수 감소를 위해 저탄소배출구역 설정, 고배출차량 운행제한, 혼잡통행료 징수, 주차제도 개선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주행동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산업의 과정을 바꾸는 과정에서 노동자 및 취약계층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도록 하는 '정의로운 전환'과 관련해서도 "제주도의 정의로운 전환 계획에는 진지한 고민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제주행동은 "경제적.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위한 어떤 내용도 찾아볼 수 없고, 사실상 내연기관 차량을 친환경 차량으로 대체하는 것 뿐인 내용"이라며 "산업전환이 제주지역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구조조정 위험성이 높은 직종은 무엇인지, 그에 따라 어떤 대책을 마련할 것인지 언급하지 않는 등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주도의 정의로운 전환 계획은 1차산업에 치중돼 있다"며 "2025년부터 2033년까지 연차별 추진계획이 투씨 하나 다르지 않고 반복되는 등 추진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기본계획의 재검토를 거듭 촉구했다. <헤드라인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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