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알려진 작곡가들 중에 사계절을 대상으로 작곡한 곡들이 많이 있다. 음악가들에게도 계절의 변화와 이에 따른 자연의 생성과 소멸은 곡을 쓰는데 좋은 잴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가장 잘 알려진 곡은 뭐니뭐니해도 비발디의 사계이고, 그외에도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사계, 글라주노프의 발레곡 사계, 반도네온 연주로 듣는 아스터 피아졸라의 사계 등이 있다. 그런데 여기에 한 사람 더 추가 한다면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를 들 수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는 같은 제목의 사계이지만 사계절 이라기 보다는 1월 부터 12월 까지 달마다 그에 맞는 유명인의 시와 함께 12편의 피아노 소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는 의뢰를 받아 작곡한 곡으로 알려져있다. 1875년의 어느 날, 샹트페테르부르크 음악잡지 누벨리스트(Nouvelist)의 편집자는 차이코프스키에게 부탁을 하게 된다. 1월부터 12월까지 그 달에 맞게 피아노소품을 한 곡씩 작곡하고 여기에 시인의 시를 붙여서 잡지의 부록으로 남기기 원했다. 이렇게 의뢰를 받고 쓰게 된 곡이 바로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다. 러시아 특유의 슬라빅한 음률과 애수가 진하게 묻어나는 12곡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곡은 10월, 가을의 노래와 6월, 뱃노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워낙 걸출한 문인들도 많이 배출했던 러시아인지라 사계에서도 푸쉬킨이나 톨스토이의 시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각각 달에 맞게 부제가 붙은 차이코프스키의 사계는 ‘1월 화롯가에서, 2월 카니발, 3월 종달새의 노래, 4월 눈송이, 5월 백야, 6월 뱃노래, 7월 추수하는 사람의 노래, 8월 수확, 9월 사냥, 10월 가을의 노래, 11월 트로이카, 12월 크리스마스’로 되어 있다.
6월 뱃노래는 아래와 같이 알렉세이 프레시케이코프(Aleksey Pleshcheyev)의 시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Let us go to the shore; 바다로 가자.
There the waves will kiss our feet. 파도는 우리의 발에 키스하고,
With mysterious sadness 신비로운 슬픔을 머금고
the stars will shine down on us.별들도 우리를 비추며 반짝이겠지
6월이 저물어간다. 한 해의 접힌 부분애 와 있는 지금, 이 곡은 우리에게 지나간 날들의 회상과 나머지 날들에 대한 희망을 선사하고 있다. 유난히 러시아의 애수가 듬뿍 묻어나는 음률이다. 여름의 늦은 오후, 잔잔한 호수위에 저물어 가는 석양을 머리속에 그리며 이 곡을 듣다보면 더욱 마음에 와서 닿는 곡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은실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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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실 칼럼니스트는...
서울출생. 1986년 2월 미국으로 건너감.
2005년 수필 '보통 사람의 삶'으로 문학저널 수필부문 등단.
2020년 단편소설 '사랑법 개론'으로 미주한국소설가협회 신인상수상
-저서:
2015년 1월 '뉴요커 정은실의 클래식과 에세이의 만남' 출간.
2019년 6월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산책' 출간
-컬럼: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클래식이 들리네' 컬럼 2년 게재
뉴욕일보에 '정은실의 영화 속 클래식' 컬럼 1년 게재
'정은실의 테마가 있는 여행스케치' 컬럼2년 게재
'정은실의 스토리가 있는 고전음악감상' 게재 중
퀸즈식물원 이사, 퀸즈 YWCA 강사, 미동부한인문인협회회원,미주한국소설가협회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KALA 회원
뉴욕일보 고정 컬럼니스트
